[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정부가 초고가 1주택 기준을 시가 30억원으로 정할 경우 '노원·도봉·강북구(노도강)'와 '금천·관악·구로구(금관구)' 다주택자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주택수에 따른 중과제도가 유지되면 서울 외곽주택 여러채를 팔아 30억원미만 실거주주택 한채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생길 수 있지만 합산가액 중심으로 과세기준을 바꾸면 매도유인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어서다.
19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2026.7.19 [사진=연합뉴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과 전날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는 실거주 1주택자 부담은 낮추고 초고가·다주택 보유자 부담은 높이는 방안이 거론됐다. '매물잠김'을 막기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완화 의견도 나왔다.
시장에서는 초고가주택 기준후보인 30억~50억원 가운데 30억원이 유력하다는 분석에 무게가 쏠린다. 지난 14일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진행한 온라인 의견수렴에서 30억원이 가장 많이 거론됐고 첫 토론회에서 공개한 의견수렴 결과에도 30억~50억원이 후보로 제시됐다.
정책 실효성도 30억원 기준에 무게를 싣는다. 기준을 50억원으로 정하면 대상이 강남3구와 용산구에 집중되지만 30억원을 적용하면 영등포·양천·성동·강동·광진구 등 한강변 상급지까지 포함된다. '똘똘한 한 채' 과세를 강화하려는 취지를 살리려면 30억원이 적절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개편이 이뤄지면 노도강·금관구 구축·소형주택부터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7억~10억원대 아파트 여러채를 계속 보유하기보다 이를 처분해 30억원미만 실거주주택 한채로 자산을 합치는 편이 세금부담 측면에서 유리해질 수 있어서다. 양도세 부담까지 한시적으로 낮아지면 매도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
실제 올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 종료를 앞두고도 중저가주택 거래가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부터 5월중순까지 거래된 서울 아파트 가운데 81.6%가 15억원이하였고 거래증가는 노원구 등 외곽지역에 집중됐다. 직전 3개월보다 3.4%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매물을 받아낼 실수요도 두터웠다. 같은기간 생애최초 매수자 비중은 △노원구 60.6% △강북구 57.2% △관악구 52.7%였고 금천·구로구도 절반을 넘었다. 다주택자가 내놓은 주택 가운데 73%는 무주택자가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기간 생애최초 매수자중 30대 비중은 56.1%에 달했다.
그러나 초고가 1주택 기준을 30억원으로 정하더라도 외곽매물이 늘어날지는 다주택자 과세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첫 토론회에서는 주택수에 따른 세율차등을 줄이고 보유주택 합산가액을 기준으로 과세하자는 의견도 나온 바 있다.
노도강에 아파트를 한채씩 보유한 3주택자를 예로 들면 차이가 드러난다. 네이버부동산 매물 기준 노원구 상계동 한양아파트 전용 103㎡은 8억8000만원, 도봉구 창동 쌍용아파트 전용 79㎡는 8억3000만원, 강북구 미아동 삼성래미안트리베라2차 전용 82㎡는 9억3000만원이다. 세 주택 합산시세는 26억4000만원이다.
주택수에 따른 중과를 유지하면 세채를 처분하고 비슷한 가격의 실거주주택 한채로 옮겨 세금부담을 줄이려는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 반면 합산가액을 중심으로 과세하면 갈아타기 전후 총보유가액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 여러채를 한채로 합칠 유인이 약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세금을 감면하거나 중과하는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수만을 기준으로 중과하면 고가주택 한채보다 중저가주택 여러채를 보유한 사람이 더 무거운 규제를 받을 수 있다"며 "주택가격을 세세하게 반영해야 조세형평성을 높이고 '똘똘한 한 채' 쏠림과 '매물잠김' 같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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